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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1999
영화를 만들 때의 기억입니다. 저도 사실은 저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려고 애썼고 방해받고 침해받기 싫어해서, 무던히 차단하는 상태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쓰려고 고민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트위터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이는 슬프게도 "자신(주인공)의 이야기"를 쓰지 못하는 경우를 함의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 옛날에, 저의 이야기도, 당시의 창작도 -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도 - 풀리지 않은 채 수 년을 흘려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트루먼쇼]는 이제는 지난 세기의 영화지만, 점점 더 고전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날 때부터 TV쇼의 주인공으로, 더불어 30 평생의 알지도 못하는 속임수에 속아 가짜의 삶을 살던 주인공 트루먼은, 자기 욕구를 긍정하고 이를 실현하러 떠나는 가장 용기있는 결정을 내리고수행합니다. 집단상담 참여자들의 삶에는 어떤 순간들이 있었고, 자신의 욕구를 긍정한다는 것과 자기 이야기를 써나간다는 감각을 재발견하는 굿모델로써 트루먼을 배달하고자 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점, 그리고 회피가 아니라 접근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자극해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델은 "정답"이 아니라, 자극제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나 참여자 분들 자신의 관점과 이야기입니다.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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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메탈], 2019
(c) Amazon Prime
2일차 “비합리적 신념”이라는 주제로 붙은 세션에서 다룰 영화는 [사운드 오브 메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직선적인 구조와 거대한 장애물 앞에서 자신의 작은 욕망들에 흔들리는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에요. 특히 주인공 루벤의 상실과 그 상실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 및 회복에 대한 불안들 속에서 이어가는 계곡 줄타기 같이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계곡을 왜 건너야 하는지 부터 근원적인 질문이 생기곤 합니다.
메탈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청력을 잃어가는 그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얻는 것들과 잃는 것들 사이에 둘러싸인 루벤의 선택은 그저 그 자신의 믿음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더욱이 이 영화는 조용한 은유들이 빛나곤 합니다. 소리가 있고 없고, 금속이 있고 없고, 믿음이 있고 없고 사이를 같이 제시하는 가운데 영화를 본 사람들 각자의 기억과 자극들이 매우 다양해서, 집단 상담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두드리기가 즐거우면서도 두려운 양가적 감정이 가득해지는 세션을 만들어 줍니다. (23.7)